애널들 "현대重, 흑전 전망도 못믿겠다..문제는 신뢰"

김성은 기자 입력 2014. 10. 31. 18:43 수정 2014. 10. 31.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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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성은기자]

1325억 대 1조9346억원.

현대중공업의 3분기 영업손실에 대한 증권업계 컨센서스와 실제 회사가 발표한 금액이다. 현대중공업이 시장 예측치보다 20배 가량 많은 영업적자를 내면서 증권업계는 쇼크에 빠졌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이제 현대중공업이 자신하고 있는 4분기 500억원 흑자 전환에 대한 전망도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증권업계는 현대중공업 및 현대미포조선에 대해 △성급한 희망을 기대했던 원죄 △침몰하는 거함 △당분간은 보지 말자 등의 제목으로 보고서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목표가를 줄줄이 내렸다.

현대중공업은 31일 장 초반 10% 가까운 급락세를 보이다 장 막판에 낙폭을 회복해 전일 대비 800원(0.80%) 내린 9만9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현대미포조선은 전일 대비 1만1600원, 13.26% 급락한 7만5900원에 마감했다.

이에 대해 애널리스트들은 현대중공업이 어닝쇼크를 내긴 했지만 실적 부진에 대한 설명이 납득이 됐기 때문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반면 현대중공업의 3분기 영업적자 가운데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자회사 현대미포조선의 경우 적자 규모가 막대한데다 적자의 원인이 아리송하다는 지적이다.

현대중공업의 3분기 영업적자 1조9346억원 가운데 조선 부문 영업손실액은 1조1459억원이다. 이 가운데 현대미포조선의 적자가 충당금(약 4230억원)을 포함한 6064억원이다. 현대미포조선의 올해 3분기 매출액 9433억원 가운데 64%가 적자다. 현대중공업 영업적자엔 삼호중공업의 영업손실 2653억원(충당금 962억원 포함)도 반영됐다. 2조원에 가까운 현대중공업 영업손실 가운데 절반 가량이 자회사 부실 탓이다.

김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중공업만의 실적도 쇼크인 것은 사실이지만 플랜트 부문에서 5900억원의 공사 충당금을 반영했다는 설명이 납득이 됐다"며 "문제는 자회사인데 조선 부문의 현대미포조선과 비상장사 삼호중공업의 대규모 부실은 충당금을 쌓았다는 이유만으로는 이해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게다가 현대미포조선은 이미 2분기에도 1200억원 가량의 충당금을 포함해 2506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냈기 때문에 '이번에야 말로 빅배스를 했다'는 회사의 설명도 믿지 못하겠다는 분위기가 만연하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이 2분기에 1조1000억원의 적자를 냈을 때 실적과 주가 모두 바닥이라고 예상했지만 3분기에 또 다시 충격을 안겨줬다"며 "4분기에도 어닝쇼크가 나오지 말란 법이 없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현대미포조선이 계속해서 충당금을 실적에 반영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앞으로 남아있는 수주의 질도 담보할 수 없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을 크게 상회한 충당금은 불확실성 해소의 의미를 부여할 수도 있겠지만 부정적 영향이 더 클 전망"이라며 "2분기에 이어 이번에도 충당금 반영이 지속돼 회사측의 원가 분석 능력에 의구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로서는 지속가능한 수준의 수익성 추정이 쉽지 않다"며 "올해 대규모 손실의 궁극적 원인은 과거 저가 수주인데 신규 경영진의 수주 정책이 수익성 위주로 전환될 필요가 있겠고 향후 수주 프로젝트들의 수주단가를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 전망과 실제 현대중공업 실적이 크게 차이가 나는데 대해 한 증권사 관계자는 "건설사와 마찬가지로 선박사업은 제품에 대한 표준단가가 정해져 있지 않아 실적 추정이 어렵다"며 "저가수주인지 아닌지, 저가라면 어느 정도 가격이 낮은지 등을 전적으로 회사 설명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에 충당금을 예상하기가 쉽지 않다"고 해명했다.

머니투데이 김성은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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