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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수수료 평생 무료".. 그래도 남는 장사 조선비즈 | 정경화 기자 | 2018.04.17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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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이모(32)씨는 이달 초 NH투자증권의 비(非)대면 주식거래 계좌를 새로 만들었다. 그동안은 주식거래 수수료를 0.015%씩 내는 다른 증권사 계좌를 이용해왔는데, NH투자증권에서 처음 계좌를 만들면 국내 주식을 거래할 때 수수료가 평생 무료라는 광고를 보고서다. 이씨는 "주식거래 할 때 드는 비용이 줄어드니 더 자주 주식을 사고팔게 된다"며 "다른 계좌에 있던 돈도 옮겨 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내 증권업계의 수수료 무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수수료율을 낮추거나 3~5년 동안만 수수료를 면제해줬던 것이 점차 확대돼 '평생 수수료 무료'를 내건 증권사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특정 기간 동안 스마트폰 앱 등을 통해 비대면 계좌를 신규 개설하면, 국내 주식을 온라인으로 거래할 때 평생 수수료를 내지 않도록 하는 식이다. 증권사들은 거래 수수료 수익을 포기하는 대신, 신규 고객을 선점해 펀드나 채권 등 다른 금융 상품 판매로 수익을 올리려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평생 무료' 내걸자 신규 고객 폭증

맨 처음 '평생 수수료 무료' 경쟁의 포문을 연 것은 NH투자증권이었다. 작년 8월부터 10월 말까지 모바일 앱 '나무'로 비대면 계좌를 처음 개설한 고객에게 주식거래 수수료를 평생 받지 않겠다고 발표하자 신규 고객이 폭증했다. 이벤트 기간 동안 새로 개설된 계좌가 6만개가 넘고, 신규 자금 7500억원가량이 유입됐다. 최근 NH증권은 오는 6월 말까지 새로 계좌를 만드는 고객을 대상으로 '평생 무료' 이벤트를 추가로 진행하고 있다. NH증권 측은 "당시 가입하지 못했던 고객들로부터 한 번 더 기회를 달라는 요청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올해 1분기 NH증권의 순이익은 10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9% 늘었고, 국내 주식시장의 브로커리지(주식거래 중개) 점유율도 전년보다 0.5%포인트 이상 높은 6.8%로 상승했다.

NH증권의 이벤트가 투자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자, 다른 증권사들도 앞다퉈 수수료 무료 경쟁에 뛰어들었다. 삼성증권도 다음 달 말까지 모바일 앱 '엠팝(mPOP)'으로 신규 계좌를 개설하면 주식거래 수수료를 평생 면제하고 있다. 이벤트 실시 이후 삼성증권의 하루 평균 계좌 개설 수가 350개에서 2000개까지 급증했다. 미래에셋대우와 하이투자증권도 최근 거래 수수료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계좌 개설 기한을 한 달씩 연장했다.

◇"다른 금융 상품 잠재적 고객 확보 전략"

무료 수수료 경쟁은 지난 2016년 2월 금융위원회가 증권사가 온라인·모바일을 통해 비대면으로 계좌를 개설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본격화됐다. 영업점에 방문하지 않고도 모바일로 계좌 개설이 가능해지면서 젊은 신규 고객들이 주식시장에 유입되기 시작했고, 이들을 선점하기 위해 무료 수수료 경쟁이 심화됐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증권사들의 무료 수수료 경쟁을 "주식거래 수수료를 포기하는 대신 다양한 금융 상품의 잠재적 고객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투자"로 보고 있다. 신규 고객이 들어오면 투자자 예탁금이 늘고 주식담보나 신용 대출에 따른 이자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해외 주식 투자나 채권·펀드 판매 등 종합적인 자산관리(WM) 서비스로 유인해 수익을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주식 수수료에 민감한 개인 투자자들은 위험 선호도가 높고 신용거래(주식을 빌려서 투자하는 것) 할 가능성이 높다"며 "향후 수수료율이 높은 상품 판매나 해외 주식 중개로 이어지면 수익성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대형 증권사들의 수수료 무료 경쟁에 중소형 증권사들만 '새우 등 터진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형 증권사들은 투자은행(IB), 자산관리(WM) 등 다변화된 수익 구조를 갖고 있어 수수료 수입이 줄더라도 버틸 수 있지만, 여전히 영업이익에서 주식 중개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중소형사는 당장 수익률 저하로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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