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실적 권오준 포스코 회장, 연임 가능성 높아져

황의범 기자 2016. 10. 27.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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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영업이익 1조 돌파..'구조조정은 성공적, 실적은 부진' 오명 털어내
3분기 포스코가 시장 전망치를 훌쩍 넘는 실적을 내놓자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연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여태 권 회장은 구조조정은 성공적으로 해냈지만 회사 실적 관리에 있어서는 경험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 사진=포스코

3분기 포스코가 시장 전망치를 훌쩍 넘는 실적을 내놓자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연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여태 권 회장은 구조조정은 성공적으로 해냈지만 회사 실적 관리에 있어서는 경험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26일 포스코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2조7476억원, 영업이익 1조343억원, 당기순이익 475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분기 기준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넘은 것은 4년 만이다. 포스코 3분기 실적은 ‘어닝서프라이즈’로 평가받는다. 당초 시장에서는 포스코 3분기 영업이익이 잘 나와도 9000억원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임기 종료를 앞둔 권 회장의 연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권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포스코 실적이 향후 권 회장의 거처를 결정할 것이란 분위기였다. 권 회장은 여태껏 구조조정은 성공했지만 회사 실적 개선에는 실패했다는 ‘반쪽짜리 성적표’를 받아온 탓이다.

 

권 회장은 2014년 3월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의 후임으로 회장 자리에 올랐다. 정 회장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가 그룹을 덮쳤고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업황이 부진한 상황에서 권 회장은 회사 수장이 됐다. 전문 경영인이 아니라 엔지니어 출신인 권 회장이 사업상 위기를 타개할 수 있을까에 대해 많은 이들은 의구심을 품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지난해 포스코는 당기순손실 962억원을 기록해 창립 이래 최초로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까지도 기대만큼 실적이 올라오지 않자, 권 회장의 경영능력 한계가 드러나는 게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왔다.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권 회장의 포스코는 성공적이란 평가다. 2014년 5월 임기 후 첫 기업설명회(IR)에서 권 회장은 “포스코를 뺀 모든 사업이 구조조정 대상”이라며 구조조정에 대한 강력한 의지 내비쳤다.

 

포스코는 권 회장 취임 후 2014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계열사 45개에 대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3분기에도 9건의 계열사와 8건의 자산 구조조정을 마무리했다. 권 회장은 다음해 1분기까지 27건의 추가 구조조정을 마무리 해 임기 내 구조조정 80%를 끝낸다는 방침이다. 8월 스틸코리아 행사에서도 권 회장은 “원샷법과 관계없이 자체적으로 구조조정 100% 끝내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나온 3분기 실적 호조는 권 회장의 경영 능력에 대한 불신을 씻어냈다는 분석이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전문 최고경영자(CEO)는 실적으로 평가받는다. 구조조정을 잘 했어도 실적이 안 좋으면 자리를 키기기 어려운데, 3분기 깜짝실적은 권 회장 연임 가능성을 끌어올렸다”고 말한다. 

 

임기 종료까지 남은 4분기와 다음해 1분기 포스코 호실적이 예상된다는 점도 권 회장의 연임에 힘을 싣는다. 중국발 구조조정에 따라 철강제품 가격이 오르는 추세다. 향후 추가적인 구조조정 효과도 더해져 포스코의 실적 개선은 빨라질 전망이다.

 

다만 지금의 포스코에서 권 회장만의 색깔을 찾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회사 구조조정 자체는 권 회장이 아니라 누가 와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권 회장이 임기 기간 밀고 있는 사업은 WP(월드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와 솔루션마케팅 사업이다. WP 판매량은 분기마다 늘고 있다. 다만 솔루션마케팅 사업에서 실질적 성과가 필요하다. 권 회장만의 트레이드마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분석한다.

 

최근 시끄러운 정국도 변수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구조조정에 성공했고 실적도 잘 낸 권 회장 말고 다른 이가 회장 자리에 오르기는 당위성이 떨어진다. 다만 지금의 정국을 보면 변수가 생길 여지가 충분하다. 박근혜 정부 기간 취임한 권 회장에 불똥이 튈 수도 있다. 향후 회장 자리는 ‘안갯속’에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황의범 기자 hwang@sisa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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