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이 먹여살린 은행 실적.. 어닝서프라이즈

2016. 10. 23.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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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저금리와 구조조정 악재에도 은행권이 상반기에 이어 3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갔다. 3분기만에 지난해 연간 실적을 초과하는 등 어닝서프라이즈(예상을 뛰어넘는 깜짝 실적)실적을 내놨다. 여기에는 수익구조 개선보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를 중심으로 급증한 가계대출이 급증한 덕이 컸다는 분석이다. 금리는 낮지만 취급량이 많아 일종의 ‘박리다매’ 효과를 본 것이다. 이로 인해 수익의 예대마진 집중과 그룹 내 은행 편중이 심화되면서 수익구조는 뒷걸음질쳤다는 지적이다.

▶늘어난 가계대출에 은행 실적 ‘하이킥’=주요 은행들의 3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은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으로만 지난해 연간 순이익을 넘어섰다. 신한은행의 1~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5117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순이익(1조4897억원)보다 많았다. 전년 동기 대비 20.7% 급증한 은행 순이익을 바탕으로 신한금융지주의 1~3분기 누적 순이익은 4년 만에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했다. 국민은행의 1~3분기 누적 순이익도 1조1650억원으로 지난해 순이익(1조1072억원)을 돌파했다. 우리은행 실적도 1~3분기 순이익(1조16억원)이 지난해 연간 순이익(9348억원)을 뛰어넘었다.같은 기간 KEB하나은행도 지난해보다 무려 102.5% 급증한 4619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3분기 누적으로는 1조2608억원으로 29% 증가했다.

시중은행들이 높은 실적을 낸 배경에는 여신 규모 성장에 따른 이자이익 증가가 있다. 특히 구조조정과 투자위축으로 수요가 줄어든 기업대출보다 주담대를 비롯한 가계대출의 급증이 주요 동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대출 요건을 까다롭게 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시행됐지만 은행 가계대출 증가율은 4.1%(2분기 기준)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6월과 올해 6월 0.25%포인트씩 기준금리가 인하됐음에도 은행들의 이자 이익은 오히려 늘었다. 신한은행은 올해 1~3분기 이자 이익이 3조300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조847억원)보다 7% 늘었다. 우리은행과 국민은행도 올해 1~3분기 이자 이익이 각각 6.5%(3조5180억원→3조7450억원), 0.5%(3조5291억원→3조5296억원) 늘었다. 이에 따라 순이자마진도 올해 1·2분기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었다.

▶“다시 예대마진에 혈안”…뒷걸음치는 수익구조=실적은 증가했지만 예대마진을 중심으로 한 후진적 수익구조는 심화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금융지주의 은행 편중성도 더 짙어졌다.

은행들은 비이자수익 확대를 통한 수익 다변화를 외쳤지만 되레 비이자수익은 감소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올해 3분기 비이자 이익은 각각 전분기 대비 32.7%, 29.5% 감소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은행 16곳의 비이자 이익 비중은 미국 상업은행 5338곳 평균(37%)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5.2%에 불과하다. 비이자 이익 중심의 수익 다변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함에 따라 은행의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총자산순이익률(ROA)은 갈수록 악화돼 2012~2015년 사이에 각각 2.74%포인트, 0.2%포인트 떨어졌다.

금융 지주의 은행 편중성도 더 심화됐다. 신한지주의 당기순이익 중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65%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포인트 늘었다. KB금융은 이 기간 은행의 당기순이익 비중이 지난해보다 5%포인트 늘어난 72%를 기록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시중은행이 가계대출 급증에 기대어 얻은 좋은 실적을 앞으로도 계속 건전하게 유지해 나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라면서 “단기 실적에 집중해서는 지속적인 실적달성이 어렵다”고 말했다.

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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