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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수장 '자리'걸고 김정태 축출 나서.. '투박한 관치'에 시장 당혹 서울경제 | 황정원 기자 | 2018.01.14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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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금융당국이 하나금융 차기 회장 선임절차에 전례 없이 제동을 걸고 나오면서 밝힌 표면적인 이유는 최고경영자(CEO)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이카이스트 부실 대출건과 중국 투자건, 채용비리 등의 의혹에 대한 검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회장 선임을 서두르면 결과에 따라 CEO 자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정태 회장의 연임에 직간접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혀온 금융당국이 뜻을 관철시키지 못할 경우 리더십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위기감에 노골적으로 민간 금융회사의 회장 선임에 개입하고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종구(왼쪽) 금융위원장과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0월 국회에서 열린 가계부채 종합대책 당정협의회에 참석해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종구(왼쪽) 금융위원장과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0월 국회에서 열린 가계부채 종합대책 당정협의회에 참석해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하나금융의 회장선임 절차를 중단하도록 한 이유로 아이카이스트 부실 대출건, 중국 투자건, 채용비리 등의 의혹에 대한 검사결과 등을 제시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회장 후보군에 포함된 인사들이 징계를 받는 결과가 나온다면 해당 금융회사의 경영 공백뿐 아니라 금융산업에 치명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지난 2015년 후임 회장 선정 당시와 비교해 한 달가량 빨리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의 조사 결과가 나오기에는 약 2~3주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카이스트 특혜대출 의혹의 경우 총 대출 규모는 20억원가량인데 금액 규모가 큰 만큼 실무진에서 해당 결정을 결정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당국은 보고 있다. 이 경우 법적이든, 도덕적이든 경영진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논리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전례 없이 회장 선임 절차 중단을 요구한 배경에는 다른 뜻이 숨어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최흥식 금감원장은 지난해 11월부터 금융지주 지배구조 문제를 줄기차게 제기해왔다. 최 위원장은 이사회 멤버를 회장의 입맛대로 뽑아 ‘셀프연임’에 이용한다고 지적했고 최 원장은 언론사 부장 간담회에서 “지배구조 문제는 금융회사 건전성과 소비자 보호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당국이 개선책을 마련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최 원장은 그러나 지배구조 문제가 어떻게 소비자 보호와 연관되고 건전성 문제를 훼손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못해 논란이 됐다.

이처럼 금융당국은 마치 짜여진 시나리오가 있는 것처럼 최 위원장과 최 원장이 번갈아 가며 지배구조 문제를 지적했고 올해 초부터 직접 검사까지 하고 있다. 더구나 금감원은 이와 별개로 하나금융에 검사반을 파견해 회장 후보자 선정 관련 평가항목과 배점 등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점검하고 있어 하나금융 지배구조만을 겨냥한 전방위 압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에서는 금융당국이 하나금융 회장 선임과정에 노골적으로 개입하려는 것은 김정태 회장이 연임할 경우 금융당국 두 수장의 리더십이 직접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지금까지 계속해서 사실상 ‘김정태 반대’를 외쳐 왔는데 연임이 될 경우 체면을 구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두 금융당국 수장이 ‘자리’를 걸고 김정태 회장 연임을 반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금융권에서는 당국이 직접적으로 회장 선임 절차 중단을 요구한 데 대해 너무 투박한 관치라며 “과거에는 국장급이 알아서 조용히 처리해도 될 일을 당국 수장이 직접 나서 일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2009년 KB금융 사태를 떠올리며 민간 금융회사 CEO 선임에 정부의 인사개입이 더 노골화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2009년 강정원 전 국민은행장은 KB금융 회장에 내정됐지만 금감원 검사에서 강 내정자가 ‘사후 중징계’를 받으면서 내정자 자리에서 물러났다. 황 회장과 김 내정자가 물러나면서 그 자리에는 결국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으로 통하던 어윤대 회장이 선임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권 차원의 ‘낙하산 인사’를 보내거나 ‘미운털’ 박힌 인사를 끌어내리려는 의도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과거에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각 금융회사의 CEO에 대해 각종 문제를 제기하며 자리에서 물러나도록 압박하지 않았냐”고 말했다./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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