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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장기예금에 세금 혜택 추진 조선비즈 | 손진석 기자 aura@chosun.com | 2012-05-29 03:02:18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주부 조모(34)씨는 정기예금에 들기 위해 지난주 은행 창구를 찾았다. 창구 직원은 당연하다는 듯 "만기는 1년으로 하실 거죠?"라고 물었다.

은행에서 예·적금에 가입할 때 만기를 1년 안팎으로 짧게 약정하는 것은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관행이 돼버렸다. 올해 1분기 은행권 정기예금 573조원 중에서 약정한 만기가 2년 이상인 예금은 6.1%인 35조원에 그쳤다. 2년 미만으로 짧게 드는 경우가 94%에 달한다는 얘기다.

이렇게 단기 상품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예금시장에 금융위원회가 장기 상품 비중을 늘리기 위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금융위 관계자는 "장기로 가입하는 예금 상품에 비과세나 소득공제와 같은 세제 혜택을 부여해 장기 상품 비율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2년 이상 예금 1994년 43%→2000년대 10% 이하
1990년대 초반에는 단기 예금 비중이 지금처럼 높지 않았다. 1994년에는 정기예금 중 2년 이상인 비율이 43.4%에 이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 비율은 1997년 외환 위기가 강타하자 1998년 7.9%로 급감했고, 이후 줄곧 10% 이하에서 맴돌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의 한 연구위원은 "은행들이 줄도산하는 것을 목격한 국민들이 장기 예금에 가입하는 것을 두려워하게 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예금을 단기로 드는 게 관행으로 굳어지다 보니 장기 예금은 고객이 찾지도 않고, 은행 역시 수요가 없다며 내놓지 않게 됐다. 고객들은 세제 혜택이 별도로 없는 예·적금 상품에 장기간 들지 않으려는 경향을 보인다고 금융위는 분석하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거나 향후 금리 변동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에는 더욱 그렇다.

은행 또한 금리가 향후 변동해 손해를 볼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장기간 고정 금리로 예금 상품을 출시하는 것을 꺼린다. 오히려 단기를 선호하는 경향마저 보인다. 그래서 단기가 장기보다 금리가 더 높은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한 시중은행은 정기예금을 2년으로 들면 3.30%의 금리를 주고, 1년일 때 이보다 많은 3.75%를 준다.

반면 미국의 BoA(뱅크오브아메리카)는 10년짜리 정기예금을 내놓고 있고, 일본의 미쓰비시도쿄UFJ은행에도 9년짜리 정기예금이 있다. 5년 이상 상품을 아예 내놓지 않고 있는 국내 은행들과는 다르다.

◇가계부채 줄이고 저축률 높일 수 있어
금융 당국은 2018년 고령 사회(65세 이상 비중이 14%를 초과하는 사회)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노후 대비 차원에서 장기 예금을 늘려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장기간 돈이 은행에 묶이면 노후 대비 자금이 많아지고 그만큼 저축률이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배준수 금융위 은행과장은 "은행들은 안정적인 자금 조달 구조를 갖출 수 있게 되고, 정부는 저축률 상승에 따라 가계 부채를 줄이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2010년 기준으로 OECD 국가 중 우리나라 가계의 수입 대비 저축률은 2.8%에 그친다. 평균(7.1%)에 못 미치고 벨기에(12.2%), 독일(11.5%)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저축은행 구조조정이 끝났기 때문에 이제부턴 미래를 설계하는 데 힘을 쏟을 생각이며, 핵심은 장기 금융상품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펀드와 보험 역시 장기 상품을 유도하라고 지시했다.

◇금융위 "재형펀드 도입하고 연금저축 중도 해약률 낮추겠다"
펀드 쪽에서는 정부가 연내 도입을 목표로 '재형펀드(자산 형성을 위한 장기펀드)' 시행을 추진 중이다. 재형펀드의 핵심은 연봉 5000만원 이하인 근로자나 연소득 3000만원 이하의 자영업자가 주식형 펀드에 10년 이상 적립식 투자를 할 때 납입액의 40%에 대해 소득공제 혜택을 준다는 것이다.

재형펀드가 활성화돼 기관 비중이 커지면 외부 충격에 취약한 국내 주식시장을 안정시키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주식시장은 외국인(33%)과 개인 투자자(21%) 비중이 절반을 넘어 변동폭이 큰 편이다.

보험 쪽에서는 연금저축의 중도 해지율을 낮추도록 유도한다는 게 금융위 방침이다. 현재 연금저축은 10년차 계약 유지율이 30% 수준에 그친다.

연금저축은 10년이 되기 전에 해약하면 22%의 소득세를 추징하기 때문에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데,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이 손해를 감수하면서 중도에 해약하는 경우가 많다. 금융위 관계자는 "연금저축의 수수료를 인하해 중도 해지율을 낮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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