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獨·英·佛 곳곳서 급강하 경고음..지표는 "유로존 이미 침체"

뉴욕=조슬기나 2022. 8. 24.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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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국 기업들의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지표가 일제히 악화한 것은 고물가와 통화긴축이 지속되면서 기업 심리마저 꽁꽁 얼어붙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각국 중앙은행들의 돈줄 조이기가 결국 실물 경제 악화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러시아발 에너지 대란이라는 위기 국면에 직면한 유로존의 경우 이미 경기침체에 진입했다는 경고마저 쏟아진다.

◇美·獨·英·佛·日 곳곳서 경고음

경기 동향을 반영하는 S&P 글로벌 종합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최근 미국과 유로존을 중심으로 확연한 둔화세를 나타내고 있다.

23일(현지시간) S&P글로벌에 따르면 세계 1위 경제 대국인 미국의 종합 PMI는 8월까지 5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 기간 낙폭만 12.7포인트에 달한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특히 서비스업에서 급격한 위축이 확인된다. 서비스업 PMI는 44.1로 2년3개월래 가장 낮다. 제조업 PMI는 51.3으로 경기확장과 수축을 가르는 기준선 50을 웃돌았지만, 조만간 수축 국면으로 돌아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유로존의 경고 신호도 한층 짙어졌다. 같은 날 공개된 유로존의 종합 PMI도 4개월 연속 미끄러졌다. 제조업 PMI(49.7)는 이미 수축 국면에 접어들었으며 서비스 PMI(50.2)도 아슬아슬하게 기준선에 걸쳐 있는 상황이다.

국가별로는 유럽 최대 경제 대국인 독일에서 2020년 6월 이후 가장 급격한 기업활동 위축이 확인됐다. 프랑스 역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하락 전환했다. 앤드루 하커 S&P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의 지표는) 3분기 경제 위축을 시사한다"며 "경제 약세가 광범위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함께 발표된 영국의 8월 종합PMI는 50.9로 확장 국면을 이어갔지만 코로나19 봉쇄가 절정에 달했던 2021년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며 향후 전망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전날 공개된 일본의 종합 PMI(48.9)도 위축 국면을 나타냈다. 중국 역시 코로나19 봉쇄 정책과 부동산 시장 침체 등이 기업활동의 발목을 잡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과 유럽, 일본의 8월 기업 활동이 모두 하락했다"며 "높은 인플레이션, 공급망 차질에 따른 자재 부족과 납품 지연, 금리 인상 등이 모두 기업 활동 위축의 요인이 됐다"고 전했다.

◇겹겹이 쌓인 악재… 실물 경제 직격탄

급랭한 기업들의 체감 경기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2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업 대다수는 원자재 가격 및 운송비 상승, 임금인상 등으로 인해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향후 실적 가이던스를 하향하거나 인력 구조조정을 발표한 기업들이 잇따랐다. 이날도 미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가 연간 실적 전망을 낮췄다.

올해 초부터 지속됐던 악재들은 하반기에 접어들어도 해결될 기미가 없다. 치솟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에너지, 식품가격이 급등하며 가계 소비력은 급격히 나빠진 상태다. 또한 팬데믹부터 이어진 공급망 차질 문제는 개선 여지를 보이지 않고 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한 지정학적 리스크도 여전하다.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꺾이지 않는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를 비롯한 중앙은행들의 통화 긴축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향후 경제 전망에 그늘을 드리우는 요인이다.

특히 지역별로는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유럽을 중심으로 비관론이 높다. 바클레이즈는 유로존이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 미약한 경기침체를 겪을 것이라면서도 에너지 공급 관련 불확실성을 고려할 경우 이는 낙관적 전망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미 유로존이 경기침체에 진입한 것으로 내다봤다. JP모건체이스는 올해 말부터 침체에 빠져들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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