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도, 식용유도 역대급 가격 폭등..글로벌 '애그플레이션' 본격화

민서연 기자 2022. 4. 19.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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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의 이유로 밀, 보리, 옥수수 등 주요 곡물들의 가겨이 동반 상승하는 '애그플레이션'이 본격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당장의 곡물 수급에 차질이 있을 뿐만 아니라 비료 등의 공급도 원활하지 못해, 농산물 가격의 상승세가 올 상반기 내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옥수수 가격이 2년도 채 안 돼 3배 가까이 폭등한 것은 지난해 세계적인 공급망 붕괴로 가격이 오른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덮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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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의 이유로 밀, 보리, 옥수수 등 주요 곡물들의 가겨이 동반 상승하는 ‘애그플레이션’이 본격화하고 있다. 애그플레이션이란 농업(agriculture)과 인상(inflation)의 합성어로, 곡물가격 상승 영향으로 일반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을 말한다. 업계에서는 당장의 곡물 수급에 차질이 있을 뿐만 아니라 비료 등의 공급도 원활하지 못해, 농산물 가격의 상승세가 올 상반기 내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8일(현지 시각) 미국 CNBC 방송에 따르면 7월 인도분 옥수수 가격은 시카고선물거래소(CBOT)에서 부셸당(약 25.4㎏) 8달러를 돌파하며 9년만에 최고치로 뛰었다. 연초 부셸당 6달러에도 못 미쳤던 가격이 급등세를 타고 치솟는 것이다. 현재 가격은 가뭄과 이상고온이 미국 중서부를 덮쳤던 2012년에 기록한 역대 최고가인 부셸당 8.49달러까지 근접하고 있다.

미국 일리노이주에서 재배되고 있는 옥수수. /로이터=연합뉴스

옥수수 가격이 2년도 채 안 돼 3배 가까이 폭등한 것은 지난해 세계적인 공급망 붕괴로 가격이 오른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덮쳤기 때문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세계 옥수수 수출량의 20%가량을 차지한다. 이같은 공급 부족으로 6달러대에서 8달러대로 넉달 만에 30% 이상 가격을 띄운 것이다.

우크라 사태로 수출이 막힌 밀의 대체품으로 옥수수가 꼽힌 점도 가격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꼽힌다. 러시아 정부는 오는 6월까지 밀, 옥수수, 보리, 호밀 등의 수출 자체를 막기로 했는데, 특히 러시아는 세계 1위의 밀 수출국이다. 전쟁으로 수출이 멈춘 우크라이나 역시 세계 밀 수출 5위로 러시아 못지 않은 나라다.

문제는 가격 상승이 옥수수와 밀에 한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근 해바리기씨유를 비롯한 조리유의 폭등에도 우크라 사태가 얽혀있다. 지난달 말 기준 세계 해바라기유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4% 급등했다. 카놀라유는 72%, 대두유는 41%, 팜유는 61%, 올리브유는 15%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올리브유를 제외하면 모두 지난달 최고가를 기록했다.

해바라기가 국화인 우크라이나는 세계 1위의 해바라기씨 생산량을 가진 나라다. 함께 쓰이는 식용유인 카놀라유 원료(서양 유채)의 생산 규모도 세계 7위다. 이에 더해 이상기후로 인해 브라질산 대두유(콩기름)도 공급차질을 빚고 있는 데다 세계 최대 팜유 수출국인 인도네시아도 최근 수출제한에 들어가면서 조리유 가격도 지속적으로 오르는 추세다.

밥상물가를 위협하는 애그플레이션의 원인은 우크라이나 사태 외에도 복합적이다. 세계 주요 곡물 산지 중 하나인 남미 지역에서는 최근 이상기후로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농산물 가격 급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남미에서는 수개월째 남미 페루 앞바다의 적도 부근 동태평양에서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아지는 ‘라리냐’ 현상이 발생해 남미 지역의 가뭄 피해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식용유를 고르고 있다. /뉴스1

곡물 재배에 필수적인 비료값도 상승하고 있다. 글로벌 최대 비료 산지인 중국이 인산비료 수출을 금지한 데 이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비료 생산업체 수출을 중단시키면서다. 중국에서는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 정책으로 파종 시기를 놓치는 상황이 발생했다. 중국 내 곡물 생산량의 20%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지린성·랴오닝성·헤이룽장성 등 동북 3성에서는 오미크론 확산을 막기 위해 도시를 봉쇄하면서 쌀과 옥수수의 파종시기인 3월부터 농자재 공급에 차질이 생겼으며 인적 자원의 이동도 제한돼 노동력도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지난달 29일 데이비드 비즐리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은 “코로나로 전 세계 기아 인구가 18% 증가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760만~1310만명이 추가로 심각한 굶주림으로 고통받을 수 있다”며 “재앙 이상의 재앙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전쟁이 우리가 2차 세계대전 이후로 목격한 어떤 것보다도 커다란 세계적 맥락을 지닌 영향을 발휘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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