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워세션, 스태그플레이션과 달라..인플레 동시 생산감소"
전쟁발 공급 충격 더해진 '워세션' 경고..각국 통화긴축 딜레마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우리가 ‘워세션(War-cession)’이라고 부르는 현 상황은 1970년대의 스태그플레이션과는 다르다. 현재 우려되는 것은 주요국들이 높은 인플레이션과 동시에 노골적인 생산 감소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 경제가 일반적인 경기침체(Recession)가 아닌 우크라이나 전쟁발 공급 충격이 더해진 ‘워세션’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고 경고한 글로벌 투자업체 인디펜던트스트래터지의 밥 미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7일(현지시간) 아시아경제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워세션은 스태그플레이션과는 다르다"며 이같이 밝혔다.
먼저 미키 이코노미스트는 인디펜던트스트래터지가 제시한 워세션을 "전쟁에 의한 공급의 경제적 붕괴로 생산은 감소하고 인플레이션은 상승하는 것"으로 정의했다. 통상 경기침체 시 생산과 수요가 감소하며 인플레이션도 하락하는 것과 달리, 워세션의 경우 전쟁발 공급 충격이 더해지며 인플레이션이 치솟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1970년대 확인된 스태그플레이션과도 또 다르다. 당시 상황을 뚜렷하게 기억한다고 언급한 미키 이코노미스트는 "스태그플레이션은 ‘매우 느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과 함께 높은 인플레이션을 의미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워세션은 수요 충격이 아닌 공급 충격"이라며 최근 주요국이 높은 인플레이션과 생산 감소에 동시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어 "스태그플레이션은 느슨한 통화정책 또는 과도한 수요가 실질GDP가 아닌 명목GDP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미키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이 연내 정점을 찍은 이후에도 오랜 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다수 전문가들의 전망에 동의를 표했다. 아울러 최근 인플레이션이 장바구니 물가, 기업 물가로 스며들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2차 파급 효과(second round effect)"를 우려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공급 차질이 한층 악화하며 "올해 내내 인플레이션이 높은 상태를 유지할 것"이란 분석이다.
또한 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비롯한 모든 중앙은행이 "딜레마에 빠졌다"며 "금리를 너무 빨리 또는 높게 올린다면 경기침체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현 인플레이션이 전쟁발 공급 충격에 의해 가속화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통화 긴축은 인플레이션엔 덜 효과적이고, 생산을 감소시키는 데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금리 인상에 이어 양적긴축(QT)을 예고한 Fed와 달리, 유럽중앙은행(ECB)이 최근 긴축 속도에 신중해진 이유가 바로 이러한 딜레마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현 워세션과 비교할 수 있는 과거의 사례로는 제1차 세계대전 직후를 꼽았다. 코로나19처럼 빠르게 스페인 독감이 확산하는 동시에 전쟁 말기 공급 중단 여파가 1919~1921년 경기침체로 이어졌던 시기다. 또한 그는 일각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인 1945년을 짧은 워세션으로 거론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당시 미국의 서유럽 경제원조계획인 "마셜 플랜이 그것을 종식시켰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미키 경제학자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하며 러시아의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도 "가까워졌다"고 진단했다. 러시아의 실질 GDP는 올해 10~15%이상 급감할 것으로 봤다. 이는 1990년대 초 구소련의 몰락 이후 볼 수 없었던 하락폭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그는 "우크라이나 경제의 충격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닐 것"이라며 "45~75% 급감할 수 있다"고 봤다.
또한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에 대해서는 "전례 없는 것"이라며 "현 제재가 의심할 여지없이 러시아 경제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가스 파이프라인 폐쇄, 에너지 제재 등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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