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도 최저임금發 '일자리 쇼크' 우려.. 민주, 2배 인상案 강행

송경재 2019. 7. 9.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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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장악한 하원 내주 표결처리.. 의회예산국은 "양날의 칼" 경고
최대 370만개 일자리 사라질 수도.. 공화 장악한 상원서 제동 걸릴 듯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캘리포니아주)이 지난 6월 14일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최저임금을 15달러로 인상할 것을 요구하는 맥도날드 종업원들의 시위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로이터 뉴스1
미국 민주당의 최저임금 인상 방안이 저소득층의 소득증가에 기여하는 것은 틀림없지만 대규모 일자리 감소 칼바람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됐다.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이 2024년까지 연방 전체에 적용되는 최저임금을 2배 이상 올리는 법안을 다음주 표결로 처리하기로 한 데 대한 의회예산국(CBO)의 결론이다. CBO는 대신 이보다 완만한 최저임금 인상은 소득증대 효과가 일부 줄기는 하지만 감원 회오리를 몰고 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권고했다.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은 하원에서 최저임금 인상법이 올라오더라도 이를 통과시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양날의 칼' 최저임금 인상

10년 만에 첫 연방 최저임금 인상의 법안 제정을 둘러싸고 미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CBO는 8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양날의 칼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현재 시간당 7.25달러인 미 연방 최저임금을 민주당 주장처럼 2024년까지 시간당 15달러로 올리면 노동자 1700만명이 임금 상승과 이에 따른 소득 증가 혜택을 보겠지만 130만명은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CBO는 예상했다.

민주당은 다음주 하원에서 표결을 통해 법안을 처리할 예정이며, 법안대로라면 미 전역의 최저임금은 서서히 오르기 시작해 2024년이 되면 지금의 2배가 넘는 시간당 15달러가 된다. C

BO는 보고서에서 법안이 적용되면 2025년부터 1700만명이 임금 상승 혜택을 보고, 최저임금 인상이 없었을 경우 시급이 15달러를 소폭 웃도는 데 그쳤을 노동자 1000만명도 임금 상승 혜택을 보게 된다고 예상했다. 덕분에 미국인 130만명이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 CBO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일자리 손실이 전혀 없을 수도 있지만 최대 370만개까지 사라질 수 있다면서 예상치 중간값으로 130만개 일자리 감소를 내다봤다. 보고서는 7.5달러에서 15달러로 급격히 뛰는 상황 외에 이보다 적은 폭의 최저임금 인상 방안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분석 결과 2025년 최저임금을 민주당 법안이 제시하는 시간당 15달러가 아닌 12달러로 정했을 경우 일자리 감소폭은 30만개에 그치고, 임금 상승 혜택은 500만명에게 돌아가는 것으로 추산됐다.

10달러로 2.5달러 올리는 경우에는 임금 상승 혜택을 보는 노동자들이 150만명에 그치겠지만 일자리에는 전혀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10달러가 일자리 감소 없이 노동자들의 소득을 끌어올릴 수 있는 최저임금 임계치임을 뜻한다.

■하원 통과돼도 실현가능성은 낮아

민주당내에서는 남부와 중서부 지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최저임금 인상폭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절대치를 정해놓고 이를 미 전역에 적용하기보다 각 지역 물가수준을 감안해 탄력적으로 적용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15달러를 밀어붙이고 있는 강경파의 반대에 묻힌 상태다.

하원노동위원회 위원장이자 15달러안을 강력히 지지하는 보비 스코트(버지니아) 민주당 의원은 CBO 보고서에 대해 15달러 인상은 "어떤 잠재적 비용을 압도하는 혜택을 몰고 올 것임을 보여주는 분석"이라고 주장했다.

미 연방 최저임금은 2009년 7월 이후 10년 동안 한 번도 오른 적이 없으며 이에 따라 각 주와 대도시들이 각자 인상에 나서고 있다. 이미 29개주는 최저임금이 연방최저임금인 시급 7.5달러를 넘긴 상태이고, 뉴욕·캘리포니아 등 6개 주와 워싱턴 DC는 앞으로 수년에 걸쳐 최저임금을 시간당 15달러로 높이는 법안을 제정한 상태다.

민주당의 최저임금 인상 방침은 그러나 다음주 하원에서 법안이 통과된다 해도 실현가능성이 낮다. 최저임금 인상에 소극적인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임계치로 제시된 시급 10달러를 지지한다고 밝히고 있고, 노동장관은 15달러 시급이 일자리를 날려 버릴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결국 내년 11월 대통령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상하원 총선에서 민주당이 상원까지 장악해야 최저임금 15달러 방안이 현실화할 전망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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